아주 위대한 고전은 학술적 책 읽기를 훈련하는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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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대한 고전>을 선정하기까지

 

 

1. <아주 위대한 고전> 선정 배경

 

정보와 지식이 가치의 중심이 되는 지식기반사회(knowledge-based society)는 현대사회의 조건이면서 미래사회의 동력이다. 또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학문과 학문의 넘나듦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새로운 영역의 학문이 새롭게 태어나기도 한다. 오늘의 대학이 교양과 전공이라는 이분화된 틀에서 벗어나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의 이념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교육과정을 재편하는 이유도 21세기 세계는 정형화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과 기회를 헤쳐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 대학이 기성지식보다는 지식의 창조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학문의 탄생의 계기가 된 고전을 다시 주목하는 근본적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진다.

 

우리 대학에서 이번에 <아주 위대한 고전> 교육을 강화하는 배경도 21세기 대학과 사회에 주어진 도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이를 대학교육 발전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데 있다. 개교 이후, 우리 아주대는 고전교육에 힘을 쏟아왔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아주 명저 1백선>을 선정, 학생들에게 고전 읽기를 장려하기도 했다. <아주 명저 1백선>을 선정했던 경험은 이번에 새롭게 <아주 위대한 고전>을 선정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이번에 우리 대학이 <아주 위대한 고전>를 새롭게 가다듬게 된 것은 2011 <학부교육화선진화 선도대학사업>에 선정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권장도서를 추천하고, 학생들에게 독후감을 받는 통상적인 고전 교육 프로그램을 뛰어넘어 우리 대학의 현실에서 가장 적합한 고전 교육의 모형을 개발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우리 대학을 포함해서, 고전교육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에서 고전교육이 고전목록 추천과 해제 집의 발간, 그리고 이벤트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독후감 읽기대회로 정형화된 과정을 밟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고전교육에 대한 선도적 모델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우리 아주대에서 <아주 위대한 고전>을 새로 선정한 것은 또 하나의 고전 추천목록을 보태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에 적합한 고전교육의 모형, 더 나아가 우리나라 대학 현실을 고려해서 다른 대학에서도 참고할만한 문자 그대로 선도적 고전교육 모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주 위대한 고전>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아주 위대한 고전> 프로그램은 도서 추천과 도서 해제 발간이 핵심사업이 아니라 컴퓨터 기반 학습과 컴퓨터 기반 시험이 핵심사업으로 하는 열린 구조를 띠고 있다. 여기에서 열려있다는 의미는 <아주 위대한 고전> 100, 또는 200선으로 고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20122월 아주 고전위원회는 철학 20, 역사 18, 문학 21, 사회과학 19, 자연과학 21편 등 모두 100편의 <아주 위대한 고전>을 선정했고, 이에 따라 철학과 역사, 그리고 문학 등 인문고전의 해제와 문제가 1차 완료됨에 따라 이번에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지만, 이번에 선정된 인문고전이 지금까지 인류가 성취한 모든 위대한 고전을 모두 망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 대학에 필요한, 그리고 우리 대학 교수진이 구체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인문고전을 우리 대학공동체의 관심과 필요, 그리고 역량을 고려해서 선정했다. 따라서 현재 완성된 인문고전은 대학공동체의 요청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그 점은 사회과학 고전과 자연과학 고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둘째, <아주 위대한 고전>프로그램은 선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고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안내하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아주 위대한 고전>은 상당한 정도의 선정 권한을 해제 집필진에게 부여하고 있다. 모양새를 위한 고전교육, 또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고전교육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고전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체의 틀과 형평성을 고려한 위로부터의 선정과 구체적 수요와 현실 적합성을 고려한 아래로부터의 선정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셋째, <아주 위대한 고전>은 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선정했다. 여기서 프로그램으로서의 지속 가능성이란 고전교육이 구호적 당위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구체적인 교육의 장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적 도구화를 지향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물론 이 도구적 틀은 고전의 깊은 향기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소 표준화의 원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프로그램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란 고전교육이 정형화된 틀로 굳어지지 않고 고전이 지닌 창조적 힘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틀을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겠다는 점을 뜻한다. 도구적 틀을 만들고, 또 그것을 부수면서 새로운 도구적 틀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얼핏 서로 충돌되는 내용으로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고전 교육뿐만 아니라 교육 일반에서 나타나는 내용과 형식의 길항관계에 다름 아니다. 

 

 

2. <아주 위대한 고전>의 선정 기준

 

고전이란 무엇인가? 아주 고전위원회는 <아주 위대한 고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 질문을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고전인가 언제 고전을 읽는 것이 좋은가 어느 장에서 고전을 읽는 것이 좋은가 왜 고전을 읽는가, 그리고 어떻게 고전을 읽을 것인가 하는 연관된 질문을 함께 고려했다. 

 

도대체 무엇이 고전인가 하는 고전에 대한 정의는 모든 교육기관에서 되풀이해서 묻는 질문이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 기준으로서의 고전에 대한 정의는 큰 틀에서 대체적 합의는 나와 있다. 아주 고전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최소 수준에서의 고전의 자격 기준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l  지금도 읽을 가치가 있는 책: 우리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현재적 의미(contemporary significance)가 있는 책을 선정한다.

l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평생 곁에 두고 읽는 책을 선정한다.

l  인류의 지적 유산으로 검증된 책: 인류 전체 역사를 통해서 지적 유산으로 남은 위대한 생각을 제공한 책을 선정한다.

 

양의 동서를 떠나서 고전이 인류 전체역사에서 위대한 책을 지칭한다는 것은 다시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왜 고전이 위대한 책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세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고전은 그 책이 씌어진 당대에도 큰 의미가 담긴 책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도 그 의미가 있어야 한다. 만약 현재적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은 박물관에 진열되어야 하지, 대학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위대한 고전은 그 어떤 실용적 처세술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헤쳐나가야 할 우리에게 힘을 주는 책이어야 한다.

 

고전은 현재적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고전인가 또는 누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또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아주 위대한 고전은 아주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고전이다. 문학도는 인문고전만 읽고, 공학도는 자연과학고전만 읽는 것이 아니라, 전공에 관계없이 읽을 수 있고 읽어야 하는 책이 고전이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해당 전공분야의 기초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다. 만약 고전이 전공 기초로서의 역할에 그친다면, 우리는 굳이 고전을 읽을 필요가 없이 보다 전문화되고 보다 업데이트된 전공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21세기 세계에서 정보와 지식의 양은 엄청나게 쏟아지지만, 그만큼 전문지식의 생명력은 날로 단축되면서 대학에서 배운 새로운 지식은 대학 문을 나서는 순간 낡은 지식으로 변하기 때문에 스스로 가르치고 스스로 배우는 능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요청되기 때문이다. 위대한 고전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것을 뒤집어서 말하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자극하지 못하고, 정형화된 지식을 집어넣는 것은 위대한 고전이 아니다. 전공 교육이 아니라 일반 교육이기 때문에 위대한 고전은 전공과는 무관하게, 또는 전공을 뛰어넘어 읽어야 하며, 이를 통해서 우리 아주대 학생은 전문교육으로서의 전공과 일반교육으로서 교양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은 고전의 또 다른 미덕이다. 위대한 고전은 한 번 읽고 마스터하는 과목이 아니다. 위대한 고전은 대학 저학년 시절에 읽고 덮어버리는 책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긴 삶을 살아가면서 삶의 중요한 대목대목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만약 그런 새로운 깨달음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위대한 고전의 자격 요건에서 벗어난다. 적지 않은 대학에서 고전교육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이유는 고전을 단시간에 마스터하는 또 하나의 과목으로 보기 때문이다.

 

평생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책으로서의 고전에 대한 기준은 언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고전은 평생 읽는 책이다. 대학 시절에, 그것도 대학 교양과정에서 단기간에 읽고 던지는 책이 아니라, 삶의 긴 여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 대학에서 이번에 선정한 <아주 위대한 고전>은 대학시절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그리고 일부는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읽으면 좋은 책들이다. <아주 위대한 고전>은 우리 대학생들이 평생을 두고 읽을 것을 권장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고전은 그래서 인류 역사 전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생각을 자극하는 책이다. 다시 말해서 위대한 고전에는 위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위대한 생각은 큰 깨달음을 준다. 위대한 생각은 때로는 작은 오류 하나를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비판적 사고를 자극하며, 때로는 큰 흐름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종합적 사고를 훈련한다. 위대한 생각은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키는 창의적 사고이면서, 또 전통적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이기도 하다. 위대한 생각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의 허를 찌르는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또 동시에 합리적 사고에 바탕을 둔 상식을 존중한다. 한마디로 위대한 고전은 우리의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넓은 의미에서 통찰력을 주는 책으로서의 고전에 대한 기준은 어느 장에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작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대학에서 고전교육을 어느 장에서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고전교육을 교과영역에 포함시킬 것인가, 또는 비교과 영역에서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내포한다. 세계적으로 고전관련 교육은 다양한 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고전 교육을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핵심 과목(core course)으로 하는 대학도 있고, 대학 4년 교육과정 전체를 고전교육으로만 구성한 미국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들도 있다. 또 비 교과과정으로 고전교육을 대학과 대학을 넘어선 장에서 연계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우리 대학에서는 <아주 위대한 고전>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비교과 영역의 범주로 설정하되, 현재 개설되고 있는 고전 관련 강의와 연계한 지원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일반적인 고전의 기준 외에 아주 고전위원회에서는 추가적으로 아래와 같은 <아주 위대한 고전>에 기준을 설정했다.   

 

l  우리 학생이 접근할 수 있는 책: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제외한다.

l  우리 대학공동체에서 튜터링(tutoring)을 할 수 있는 책: 아주대 교수진에서 어떻게 그 고전을 읽을 것인지 안내를 해줄 수 있는 책을 선정한다.

 

이 항목은 고전에 대한 일반적 기준은 아니지만, 고전교육의 접근성과 가독성, 그리고 교육효과를 크게 고려한 항목이다. 아주 고전위원회에서는 아무리 위대한 고전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물론 고전은 어느 문헌이나 접근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난해한 고전의 세계로 안내하는 충실한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면, 그만큼 지적 기쁨은 더 커진다. 우리 대학에는 고전의 깊은 세계로 학생들을 안내해줄 수 있는 훌륭한 교수진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과감하게 해당 문헌을 제외했다. <아주 위대한 고전>은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목록이 아니라, 우리가 적절한 도구를 마련한 뒤 등정해야 할 구체적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기준은 어떻게 고전을 읽을 것인가 하는 질문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아주 고전위원회에서는 위와 같은 다섯 가지 고전 선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우리 대학의 교수진과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추천 고전 목록> <읽고 싶은 고전 목록> 2011 10월과 2011 11월에 각각 이 메일 설문조사를 받았으며, 당초 예상보다 많은 추천 목록을 받았다. 추천 목록과 이전의 <아주 명저 100> 등을 토대로 여러 차례 전체 회의와 영역별 회의를 통한 난상토론과 숙고 끝에 <아주 위대한 고전> 100선을 내놓았다.  

 

 

3. <아주 위대한 고전> 100선 목록

 

2012 221일 아주 고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서 선정한 <아주 위대한 고전>은 다음 표와 같다. 이 중에서 문학 역사 철학 영역의 인문 고전은 해제 집필과 문헌발췌 작업이 완료되어 이 자료집에서 볼 수 있듯이, 3권의 자료집으로 활자화되었으며, 각 고전문헌에 대한 문항은 일부는 현재 운영중인 웹 프로그램에 입력되었으며, 2012년 상반기에 개발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보다 발전된 <아주 위대한 고전> 웹 프로그램에 e-text와 함께 입력될 예정이다. 또한 <아주 위대한 고전>으로 선정되었지만, 아직 해제 집필과 문항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영역의 고전은 2012년에 순차적으로 CBT(Computer-Based Test)화할 예정이다.  

 

<아주 위대한 고전> 100선을 내놓으면서 아주 고전위원회는 여기에 있는 목록이 인류 역사의 지식과 지혜를 총망라한 완결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대한 고전의 일반적 기준과 현 시점에서 아주대 공동체의 의지가 담긴 목록이라고 자부한다. <아주 위대한 고전>은 보여주기 위한 고전 목록이 아니라, 우리 대학에서 목표로 하는 다산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실행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우리의 필요에 따라 지속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주대 고전위원회